제주 보리 원물 사전

제주 보리 파헤치기


1. 세계 5대 작물 ‘보리’


보리는 구석기시대 유적에서 흔적이 발견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리가 벼나 밀에 비해 1,000년 이상 빨리 재배화 된 것을 추정하며, 농경문화를 여는데 보리의 중요한 역할을 시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보리는 농경의 시작과 함께 오랫동안 인류의 식량 자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보리는 쌀, 밀, 콩, 옥수수와 더불어 세계 5대 식량 작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보리는 ‘오곡(쌀, 보리, 조, 콩, 기장)’ 중 하나로 쌀 다음으로 가는 주식 곡물입니다. 우리나라의 보리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일연의 ‘삼국유사’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1세기경에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이 부여 왕조의 박해를 피하여 남하하였을 때 그의 생모인 유화부인이 비둘기를 이용하여 보리 종자를 아들에게 전해주었다. 
- 일연 『삼국유사』

또한 조선시대 주요 농법서 중 하나였던 『농사직설』에는 ‘밀과 더불어 보리는 여름 작물인 쌀, 기장, 조 등과 신곡과 구곡 사이의 식량을 연결하는 접식으로 농가의 급박한 식량원 역할을 했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여러 기록들로 예부터 보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중요한 작물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겉보리? 쌀보리? 


겉보리 / 쌀보리 / 맥주보리 / 청보리

보리의 꽃은 속껍질과 겉껍질에 싸여 있습니다. 꽃이 수정이 되면 씨방이 커져 씨알이 됩니다. 이 씨방이 커질 때 씨방벽에서 점착물질이 분비가 되어 속껍질과 겉껍질을 씨알에 밀착시키는 보리가 겉보리입니다. 반면 씨방벽에서 점착물질을 분비하지 않아 속껍질과 겉껍질이 잘 떨어지는 특성을 지닌 보리가 쌀보리입니다. 보통 쌀과 함께 밥을 지어먹는 보리는 쌀보리입니다. 겉보리는 주로 볶아 보리차용으로 사용하거나 발아시켜 엿기름을 만들어 사용합니다.

맥주보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맥주 제조용으로 이용되는 보리입니다. 우리나라 맥주보리는 주로 2줄 겉보리가 이용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 국내 최초로 재배된 보리이기도 합니다. 

청보리는 주로 맥주나 식용으로 사용됩니다.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료 비용이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국내 경지 이용률도 감소하여 겨울철 유휴 농경지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두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료용 청보리 전용 품종을 육성하여 현재 18품종이 개발되어 양질의 사료용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봄철 관광 명소로 각광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3. 천연 자양 강장제, 보리


지난 가을 수확한 양식은 바닥나고 보리는 여물지 않은 5, 6월,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려운 고비를 ‘보릿고개’라 부릅니다. ‘보릿고개’라는 단어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으나 1950년때까지 사용되던 가난의 대명사입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의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해온 보리는 1970년대 쌀 자급 시대를 맞으며 한 동안 우리 식단에서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보리가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능이 있는 건강식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소비는 증가하고, 재배 면적 또한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리는 다른 곡물에 비해 식이섬유가 풍부한 곡물입니다. 보리 100g 당 약 18g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남성 기준 식이섬유 하루 충분 섭취량 25g의 80%를 차지하는 함량입니다.

보리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의 연동운동과 소화를 도와 변비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음식을 통해 섭취된 발암성 물질을 흡착해 배설시킴으로써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곡물에는 없는 ‘베타글루칸’은 보리만의 특징입니다. 베타글루칸은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과 대장암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강한 점성을 가지고 있어 소장에서 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을 낮춰 당뇨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마지막으로 포만감을 주어 체중 조절에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4. 논이 부족했던 제주와 보리


1980년대 이전까지 제주에서는 보리가 주식이었습니다. 논이 부족하여 쌀이 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보리는 제주 농가의 주 소득 작물이었으며, 제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커서 지금의 제주 감귤만큼이나 중요한 작물이었다고 합니다.

보리가 주식이었던 제주에서는 보리를 활용하여 술을 담가 먹기도 하고, 보리빵을 만들어 제삿상에 올리기도 했으며, 더운 여름철에는 제주의 미숫가루인 보리 개역을 마시며 더위를 이겨내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보리는 제주인에게 중요한 식량 자원이었습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제주에서 유채 등 새로운 경제 작물들이 재배되면서 쌀보리 생산은 점차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건강 기능성 잡곡 소비가 늘면서 재배 면적도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제주도는 원료용 맥주보리가 국내에서 처음 재배된 곳이기도 합니다. 1933년 OB맥주의 전신인 소화기린 맥주의 영등포 공장이 설립되면서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맥주보리를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1961년부터는 농협을 중심으로 하는 계약재배로 지속적으로 생산되어 맥주회사고 제공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07년 이후 정부의 보리 수매가 중단됨에 따라 생산이 급격하게 줄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제주에서는 우수한 품종의 육성을 통해 이러한 맥주 보리 산업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에 개발한 ‘백호 보리’는 제주의 적응력이 높은 품종으로 국내 타 품종에 비해 발아율이 높고 단백질 함양도 높은 품종입니다. 이는 수입산 보리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품질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5. 제주만의 독특한 방학, 보리방학


보리 수확기는 제주에서 가장 바쁜 농번기로서 일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보리 주산지 학교에서는 임시방학(일병, 보리방학)을 실시하여 집안일을 돕게 하였다.

2003년 이전까지 제주도에는 벌초방학, 감귤방학, 보리방학 등 이색 방학이 많았습니다. 음력 8월 1일 전후로 벌초를 하는 제주의 풍습과 농번기에 일손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제주의 임시 방학은 여름방학, 겨울방학과 달리 학기 중 하루 동안의 방학입니다. 

제주에서 임시 방학이면 아이들은 부모님의 일손을 거들거나, 농사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에 집안에 어린 아이를 돌보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6. 해풍 맞고 자라는 가파도 보리


4월 가파도에는 18만평에 이르는 청보리밭이 장관을 이룹니다. 가파도 청보리의 재배 면적은 섬 전체 면적의 60~7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가파도의 청보리가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청보리의 키 때문입니다. 타 지역 보리보다 2배 이상 자라 1m에 이르러 바람에 일렁이는 청보리는 인상적인 광경을 선사합니다.

가파도에서 보리밭 농사를 짓고 계신 농부님에 따르면 가파도 보리는 해풍을 맞아 건강하다고 합니다. 염분이 섞인 해풍을 맞은 가파도 보리는 벌레가 생기지 않으며,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해풍을 맞은 가파도 보리는 탱글탱글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자랑합니다. 마지막으로 가파도 보리는 탄소 없는 섬 가파도에서 자라 어느 보리보다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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